이주하는 인간_호모 미그라티오, HOMO Migratio

2023.09.19. – 11.26
프로젝트 제주,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돌문화공원/제주항공우주박물관/ 제주국제평화센터
Project Jeju, Jeju Muesum of Art/ Jeju Stone Culture Park, Jeju, Korea

참여 예술가: 지용호, 곽선경, 최우람, 김옥선, 아키 이노마타, 현우민, 이유진 x 루앙삭 아누왓위몬, 배효정 x 케이트 배, 마르코 바로티, 고닥 x 요하네스 말파티, 박정근, 양화선 x 넷, 이지유, 박지현, 오봉준 x 사라 오-목크, 양숙현 x 캇 오스틴, 백남준, 청영, 클라라 청, 새미 리 x 엠제이 하딩

생태적 이주_프로젝트 제주 이주하는 인간: 호모 미그라티오
<식생, 이주>, 6M x 21M x 3.3M, 3D 그래픽 영상 프로젝션, 05’00”, 2023
<When plants migrate>, 6M x 21M x 3.3M, 3D Graphics Video Projection, 05’00”, 2023

양숙현과 캣 오스틴은 무엇이 경계인지,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디까지를 구분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진다. 분단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육지는 대륙에서 떨어진 섬과 다를 바 없는데, 제주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에 경계가 명확하다 이야기한다. 물질의 거대한 힘으로 생성된 땅은 바다로 에워싸여, 인간에 의해 섬과 산, 제주와 한라라는 이름을 갖는다. 이 지질학적 덩어리는 인간 사회의 시스템과 인지 과정 내에서 구분되고 구획된다. 하지만 지구의 역사와 생태 앞에서 인간의 기록은 과연 유효할 수 있을까?

외래와 토착종이 뒤섞여 만드는 제주의 생태적 풍요로움과 생동하는 물질 경험은 오랜 이주의 결과이자 기록이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기준으로 고도별 기후가 달라 식생도 지역마다 차이를 보인다. 전 지구적 온난화로 인해 낮은 식생대에 살던 종들이 높은 고도의 서식지로 옮겨가고 있다. 식생의 변화는 과학적 근거로, 인간에게 암울한 기후 위기의 지표이지만 식생의 이주는 환경에 적응하려는 물질들의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하다.

제주의 식생이 이동하는 다채로운 경로를 우리는 예측할 수 없다. 양숙현과 캣 오스틴은 기온과 고도의 영향에 따라 이주하는 식생에 대한 인간적 지표에서 벗어나, 중력에 반하여 아래에서 위로 순환하는 환경 속에 존재할 법한 통로(portal)을 상상해본다. 그 신비로운 통로는 한라산의 가시적으로 보이는 표면이 아니라 내부 깊숙한 곳에서 물질을, 즉 식생을 이동시키는 차원이다. 양숙현은 수직 이동을 통해 채굴한 한라산의 다양한 식생 이미지를 데이터로 변환하고 이를 수평적 시선으로 풀어내는 영상 작업을 제시한다. 캣 오스틴은 한라산의 보이지 않는 소리 공간을 찾아내어 필드 레코딩으로 담아낸 앰비언트 사운드(ambient sound)로 풀어낸다.

We cannot predict the diverse path through which Jeju’s plants move. Sookyun Yang and Kat Austen imagine the portal that may exist in an environment that circulates from bottom to top against gravity, away from human indicators of vegetation that migrate according to the effects of temperature or altitude. The mysterious passage is not a visible surface of Hallasan Mountain, but the dimension that moves the material, or vegetation, deep inside. Sookyun Yang presents video work that converts various nature images of Hallasan mountain mined through vertical movement into data and solves them with a horizontal gaze. Kat Austen finds the invisible sound space of Hallasan Mountain and releases it with ambient sound captured by field recording.